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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카페캘리를 방문했습니다.
만년필에 취미를 두기 시작하면서 언젠가 방문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캘리그라피 카페입니다.
이색카페를 좋아하지만 기대를 충족시켜준 카페는 없었는데 이번에는 믿음이 갑니다.
지하철을 환승하고 퇴근시간의 번잡함을 이겨내고 부천역에 도착했습니다.
역에서 나와서 골목길로 들어가면 금방이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카페캘리 간판이 작아서 눈에 잘 띄지 않으므로 밑의 남해아구집 간판으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카페로 올라가는 계단에도 이런저런 데코가 시선을 끕니다.
인스타에서 봤던 둥둥냥이 참 반갑습니다.
벽면의 하트는 잉크박스로 만든 모양입니다.
입구에 박스들이 많아서 혹시 오늘 영업을 쉬는 건가 걱정했는데 기우였습니다.
입구쪽에는 뭔가 물건이 많이 들어와서 그런지 정리가 덜 된 듯 했는데 안쪽은 깔끔합니다.
생각보다 아담한 카페라서 놀랐습니다.
블로그 리뷰에서 본 사진의 테이블이 널찍하고 테이블 사이 공간도 넉넉해서 꽤나 규모가 있는 카페인 줄 알았거든요.
아지트같은 카페라서 좋았고 테이블 회전률보다 작업공간의 쾌적함을 중요시 하는 것 같아서 더 좋았습니다.
집 근처라면 출근도장 찍을텐데 참 아쉽습니다.
구석진 자리라서 바로 옆 벽면의 작품들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카페캘리의 벽면은 잉크와 만년필 그리고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담한 카페가 캘리그라피로 꽉꽉 채워진 느낌입니다.
이색카페는 대충 컨셉만 맞게 인테리어를 한 경우가 많은데 카페캘리는 정말 마니아가 아니고서야 이정도로 충실할 수 없습니다.
오랜만에 덕력으로 가득찬 공간에 들어오니 행복하네요.
카페는 1인 1음료가 예의이므로 카페라떼를 시키고 천천히 내부를 둘러보았습니다.
쿠폰에 도장도 찍었는데 파란 문은 올라올 때 둥둥냥 입간판 옆에 있던 그 파란문인가 봅니다.
이 많은 잉크들이 모두 잉크시필이 가능합니다.
자세한 잉크시필 설명서도 있고 직접 발색한 종이도 붙어 있어서 따라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모두 손글씨라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잉크시필 할 때 브라우스 닙을 사용했는데 만화용 펜촉보다 훨씬 부드럽고 종이를 덜 긁더라구요.
딥펜보다는 만년필이 취향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펜촉도 사고 싶어졌습니다.
전시된 만년필들도 실컷 구경하고 잉크도 실컷 구경했습니다.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으니 마음이 편안합니다.
잉크는 소분판매도 하고 있어서 할까말까 정말 고민했습니다.
다음번 방문때는 병잉크나 소분병이나 구매하게 될 것 같습니다.
화장품 덕질에서 유명한 하늘아래 같은 색조없다라는 명언이 떠 오를 만큼 다양한 잉크들이 즐비했습니다.
비싸보이는 만년필들이고 실제로도 비쌉니다.
언젠가 저도 만년필에 큰 소비를 하는 날이 올까요?
방문 목적이었던 노트들도 구경했습니다.
만년필도 그렇지만 딥펜은 정말 종이를 많이 가려서 노트구입에 신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넷에서 유명한 딥펜용 노트인 로디아와 클레르퐁텐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문구류는 인터넷주문보다 직접 사는 것을 좋아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화장실 가는 복도도 작품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카페캘리는 단골들이 참 많아서 뉴비로서 내가 여기 있어도 되는걸까 하는 부담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생각이 들 때쯤 먹을것도 나눠주시고 챙겨주시고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소외감이 날아가더라구요.
정말 집이 근처라면 좋을텐데.
뭐 멀어도 또 올 것 같기는 합니다.
구입한 로디아 메모패드 No.16 5×5와 클레르퐁텐 세이지 노트입니다.
둘다 A5사이즈이고 클레르퐁텐 노트는 실제본으로 180도 쫙 펴집니다.
로디아 메모패드는 표지에 접는 선이 있어서 뒤로 접어서 사용하기 좋습니다.
노트패드 커팅선이 있어서 뜯어쓰기도 좋고 그냥 뒤로 넘겨서 쓰기에도 좋습니다.
종이는 미끈미끈한 편이고 만년필부터 딥펜까지 전혀 번지지 않습니다.
뒷면 또한 배겨나오지 않아서 양면으로도 사용가능합니다.
클레르퐁텐 세이지 노트는 영문 캘리그라피에 최적화된 노트입니다.
특히 딥펜으로 영문 카퍼플레이트를 연습하기 좋다고 하는데 저는 영어 필기체를 연습하려고 합니다.
가이드선이 있을 뿐인데 실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느낌입니다.
클레르퐁텐 또한 딥펜이 번지지 않으며 로디아보다는 뒷면에 조금 더 비칩니다.
그래도 둘 다 너무너무 좋은 종이들이라 집에 쟁여놓고 싶네요.
시간 많을 때 카페캘리를 방문해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아지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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